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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사건

제2의 수능... 공인중개사 시험 지원자 수 '역대 최다'

 

 

 

29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30일 시행된 제32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1차와 2차 시험 원서접수자는

총 39만 9917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습니다.

 

요즘같이 장기 불황으로 취업난이 계속되자

청년층인 2030 세대가 대거 응시한 것으로 나타난 것인데요.

원서를 접수했다가 나중에 취소한 사람까지 합치면

4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고3 학생들이 보는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작년 기준 49만 3434명인데

이것을 곧 따라잡을 수 있겠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열풍이 엄청납니다.

또한 '제2의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이

됐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집값은 끝 모르게 오르고

관련 규제는 복잡해지면서 '부동산 투자법'

입시를 치르듯 공부해야 하다 보니

'이럴 바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자'라고 생각하는

젊은 층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31회 시험 응시자 가운데

30대 이하가 12만 3368명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했습니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했다는 직장인 이모(33)씨는

"재작년 생에 처음 집을 사본 뒤 부동산 거래에 관해

잘 모르면 손해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관심을 가지가 시작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산을 늘리려면 앞으로 부동산 투자를 안 할 수도 없을 텐데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못 따도 공부를 해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시험은 1차와 2차로 나뉘는데

1차 시험과목은 부동산학개론과

민법·민사특별법 중 부동산 중개에 관련된 규정이고,

 

2차 시험과목은 1교시 공인중개사의 업무,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령과 중개실무,

부동산공법 중 부동산 중개에 관련되는 규정을 다룹니다.

2차 2교시는 부동산공시에 관한 법령 및 부동산 관련 세법이 출시됩니다.

 

1차와 2차 시험 모두 합격해야 최종 합격이며,

1차만 응시해서 합격하면 다음 연도 시험까지

유지가 되기 때문에 이후에 2차 시험을

따로 보면 된다고 합니다.

이날 공인중개사 시험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4시 20분까지 시행됩니다.

 

 

 

 

공인중개사 시험의 역사를 보면

제1회 공인중개사 시험이 1985년에 실시가 됐습니다.

1983년 12월 '부동산중개업법'(현 공인중개사법)이

제정되면서 공인중개사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인데요.

 

 

1회 시험에는 19만 8000여 명이 지원을 했고,

실제 시험을 치른 인원은 15만 7000여 명 정도입니다.

합격자는 6만 277명으로 비교적 높은 38.2%였습니다.

 

1회 시험 지원·응시자는 2~8회 시험

(지원자 수 평균 5만 1403명, 응시자 수 평균 3만 5353명)과 비교하면

두드러지게 많은 편입니다.

1회 시험에 사람들이 많이 몰린 이유는

부동산 경기가 상승세였던 데다가

첫 번째 시험은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이 됩니다.

 

 

 

 

이후 공인중개사 시험 지원지가 급증하기 시작한 시점은

1997년 때와 2002년, 2016년으로 나타납니다.

 

1997년 9회 시험엔 12만 485명으로

1회 이후 처음으로 지원자 수가 10만 명을 넘었습니다.

IMF로 '위기 대비'라는 취득 이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응시율과 합격률을 보면 지원자 수 비율에 각각

58%와 3%로 낮았다는 점을 보면 준비 없이 다급히

시험을 본 사람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2년 13회 시험에는 지원자 수는

26만 5995명으로 1985년 시험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당시에는 부동산 시장 경기가 회복세에 올라선 점이

지원자 수에 영향을 많이 끼쳤다고 분석됩니다.

 

 

 

 

이후 공인중개사 시험의 인기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가면서 꺼지게 됩니다.

공인중개사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시장이 포화한 점도 인기 하락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집값이 다시 뛰면서

공인중개사 시험 인기도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요.

코로나 시국이었던 2020년 제31회 시험의 지원지는

34만 3000여 명이며, 응시자는 22만 6000여 명이었습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여전히

'만일에 대비한 보험'처럼 여겨집니다.

여태껏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총 46만 6590명으로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4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이 되지만,

실제 중개업무를 하는 개업 공인중개사는

올해 2분기 기준 11만 7737에 그치는 점을 보면

'만일에 대비한 보험'처럼 여기는 사람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원자 수가 늘어난 것은

집값이 폭등하면서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작됐습니다.

 

32회 시험 접수 마감일만 하더라도

9억 원짜리 아파트 매매를 중개하면

매수인과 매도인으로부터

각각 810만 원씩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 실수요자들은

"공인중개사들은 도장 몇 번 찍어주고 서류만 정리해주는데

돈은 매수자와 매도자 양측에서 다 받아 간다."

"정말 돈 쉽게 번다."라며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공인중개사 시장이 포화됐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나오는 데다가 일각에선

이제 집값이 고점을 찍었고

'부동산 시장 빙하기'를 앞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인천 부평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 씨는

"최근에는 거래가 많이 없어

가게 월세도 내기 힘든 지경"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또한 지난 19일부터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지금보다 최대 절반으로 인하하는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을 공포와 함께 시행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하더라도

무조건 큰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1만 2705명이지만,

같은 기간 폐·휴업한 공인중개사는 8945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